모든 것이 완벽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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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투어 이후로 살면서 소중하지 않았던 순간이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인의 소개로 한라일보에서 진행하는 에코 투어라는 것이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오름이나 산 속을 가는 것이라고 짧게 소개를 받고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하였다.

야근 퇴근을 마친 뒤라,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도착해 도시락과 물을 받고 피곤함에 이동중 버스안에서 잠시 숙면을 취하고 가볍게 산행을 시작하였다.
성불 오름을 가뿐하게 오른뒤, 지인과 사진도 함께 찍고 풍광도 즐기며 투어를 이어나갔다.
여기까지는 여느 다른 오름 관광과 다를 것이없었다.

다음 가문이 오름에 닿아서, 들판에서 처음 본 생 고사리가 나에게 이렇게 큰 기쁨과 치유를 주었을 것이라곤 출발전에 상상도 못했었다.
말로만 듣던 제주 고사리가 지천이였고, 고사리 근처에는 뱀이많고 습하다던데, 꼭 그렇지 만도 않다는 것을 몸소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정신없이 걷느라 주변의 숲이나 식물을 보지 못했었는데, 고사리 들판에 오니 좀 여유가 있었다.
한숨 돌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분들이 참가하셨다. 부부처럼 보이는분, 혼자 여행 오신분, 삼삼오오모여 웃음꽃 피우고 계시는 친구분들, 안전요원 선생님, 해설사 분 , 큰 카메라를 지고계신 기자분, 또 수업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적고있는 분도 인상 깊었다.
눈을 마주치면 모두 웃는 얼굴이었고, 건강한 웃음에 보태여 가볍게 서로 인사를 하였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조금 부끄러웠는데, 서로 배려해주는 모습, 예를들면 기다려주기, 가시덤불 잡아서 다음 사람이 내려올때 다치지 않게 들고 있어주는 모습,
서로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모습에 나도 마음을 열고 한발 자국씩 합류하고 있었다.
이 식물이 멀까 생각하고 있을때 먼저 다가와 주셔서 식물에 대해 설명해주셨을때 그 감사함을 말로 전달했다.
또 고사리 들판에서 고사리 구경중에, 한 움큼이나 되는 고사리 꽃다발을 선물로 받았을 때는 ...
정말 기뻐서 입을 귀에 걸었다.(^___________^)씨익~


모두가 같은 장소에 있어도, 분명 추억은 다르게 적힐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굉장히 기쁘고 즐겁고 에코투어의 몰입도가 최 절정에 달하는 순간이었다.
6년전 , 처음 제주에 발령받아 혼자 제주에서 어떻게 살지 또르르..ㅜ 걱정도 잠시, 서른이 지났고..
그때부터 한 번도 쉰적없이 바쁜것이 숨쉬 듯 당연하게 앞으로만 달려왔던 것같다.
천천히 걸으면서, 또 숲 한 가운데서 도시락을 먹으면서 주변을 둘러보았고,
오늘 미세먼지 최고인 날인데, 나는 숲속에서 점심을 먹고 숨쉬고 있구나! 를 느끼며
투어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의 자기 소개 시간에 그분들의 음성, 얼굴, 건강한 모습을 통해 그리운 얼굴들을 하나씩 떠올려 보기도 했다.

이렇게 걷고,,듣고,,,또 자연과 섞여 쉬고 있으니 내 발 밑 식물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항상 하늘 높고 푸른줄만 알고 높은 곳만 쳐다보면서 살아 온 것 같았다. 부끄러웠다.
기분 탓인지, 야근뒤에 참여한 투어라 피곤해서인지, 혹은 진짜로 느낀 뭔지 알것같지만 모르는척 하고있었던
그 동안의 죄스러움과 미안함이 갑자기 몰려 왔다가 맛있는 점심 도시락에 한번씩 삼키며 내려 보냈다.
다행이다. 도시락이 참 맛있었다.
그래도 밥을 먹으면서 생각한 것이 있다면,
도시락이 참 맛있다는 것이랑, 다음번 에코투어에 꼭 참여해야지 하는것과
" 내눈앞의 저 아름다운 진평천을 걸어보면 느낌이 어떨까? 저거 밟아도 되는이끼인가? 정말 아름다운데, 아마 자연보호차원에서 못 밟게 할 테니 사진이나 많이찍자! 꿈에서나 나올듯한 몽환적으로 생긴 아름다운 진평천이네..하고 "사진을 열심히 찍고 투어에 참여하신 다른 선생님과 지인분과 사진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진평천, 이곳에서 모든게 완벽했다고 말하고 싶다.
심장이 쿵쾅쿵쾅 거리면서 소원성취한 기분이었다.
다음 코스가 바로 이 아름다운 길을 따라 다음 숲으로 이동하는 것이였다.

투어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느껴보지 못했을, 이 감동.
이 순간을 되도록 오래 기억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다시 한번 이곳에 온다해도 계절에 따라 옷갈아 입는 산때문에, 이때 이모습을 다시 느끼기는 어려운 것을 아니까,
지금 내가 보고있는, 내가 느끼고 있는 감동을 눈에 가슴에 많이많이 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있어서 이번 투어는 에코 힐링 투어였다. 

스치는 모든 것이 평소와는 다르게 다가왔다.
두번째 야근을 들어가야해서, 지인과 중간에 정석 비행장 쪽으로 나와 아쉬운 작별인사를 드리고 나왔지만,
그 아쉬움때문에 다시 돌아가고싶고, 참여하고싶고
글로나마 감사하다고 전달 하고 싶다.
투어 이후에, 보라색 꽃을 좋아하시는 엄마에게 귀여운 등심 붗꽃을 설명해 드릴 수 있게 되었고,
고사리가 어디서 어떻게 나는지, 고사리의 어느부분을 꺽는지 그 소리는 어떤지 설명해 드릴수 있어서 기뻤고 , 기쁨을 엄마와 나누어 감동은 배가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 기억이 흐릿해지기 마련이라 많이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번 투어는 아주아주 가볍게 참여했다가 감동을 넉넉하게 받아온 진실된 여행이였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했고, 다시 만날 때까지 즐거운 마음, 건강한 웃음,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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