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차 투어(거린사슴오름과 둘레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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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호 태풍 “솔릭”은 섬을 휘몰아쳤고 태풍의 눈은 가고 싶은 방향으로 목적지를 향해 한반도를 벗어났지만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간헐적으로 강풍은 창문을 휘몰아쳤다.
오늘 투어일정은“1100도로~18임반~임도~한라산둘레길~색달천~표고밭길~중문천~한전길~숲길~거린사슴오름~전망대(투어완료)이다. 태풍이 다가오면서 한라산에는 예상대로 폭우와 관측사상 처음으로 순간 초속 62m/s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지만 그래도 삼신할머니의 보살핌으로 문오름, 거린사슴 오름을 무난하게 즐길 수 있었음에 삼신할망에게 고마움을 드렸다.
글로벌 에코투어에 참석하는 마음은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참석하기에 항상 신선함을 접하는 기대감이 앞선다. 투어 버스는 1100도로를 이동하여 18임반에 당도하였다. 탐방원들의 면모를 보면 정기적으로 매회 참석하시는 분들이 대략 20~25명 정도 되고 함께하시는 분들과 새로운 분들이 다채롭게 참가 인원으로 구성되어 탐방을 하게 되는데 때로는 새로운 분들을 위한 양보의 미덕도 배려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번 8차 탐방은 태풍“솔릭”의 도움으로 18임반을 걸어가는 숲길이 마치 신록의 이파리로 형성된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잘게 부서진 이파리 조각들이 숱하게 드리워져 고이 접혔던 꿈길이 펴진 듯한 임도를 푹신하게 걸어간다는 느낌이 들어 걸어가는 마음까지도 가볍기만 하다. 오늘은 그동안 정지영상만 촬영을 해 왔기에 보다 생동감 넘치는 장면들을 담아보고 싶어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블랙박스와 핸드폰의 카메라 기능을 이용하여 촬영기능을 비교해 보기로 하고 녹화된 화질의 선명도를 선택하여 후기 작성에 적용해 보기로 하였는데 결과는 만족스러워 다행이었다.
글을 작성하는 것이 다양하지는 못해도 글로벌 에코 투어를 사랑하는 탐방객들에게 정지영상 보다는 간략하더라도 탐방에 대한 숲길의 생동감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동영상을 통하여 맞춤형 서비스로 전해 주고 싶었다. 출발 시 이권성 소장님 말씀대로 코스는 대부분 지루함이 없이 조릿대가 무성한 숲길을 헤치고 둘레길을 걸으며 태풍의 영향으로 불편을 예상했지만, 건천의 특징과는 달리 색달천과 중문천에서 접한 계곡 물소리들은 비가 내리지 않는 한 접할 수 없는 한 폭의 그림같았기에 습하고 더운 날씨에 그대로 발을 담그고 쉬고 싶은 마음만 들었다.
숲길 조릿대를 헤치며 내천가를 따라 걷는 탐방객들의 이어짐이 S-라인으로 구성되어 자연스럽게 녹음 속에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니 그러한 장면도 담아두려고 한 컷 셔터를 누른다. 바람 한 점 없는 숲속에서 습도는 높아 이마에 땀을 더욱 구슬지게 만든다.
얼굴에 흐르는 땀을 손바닥만 한 손수건으로 연실 젖혀보지만 어린 아이의 얼굴이 아니다 보니 작은 수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숲길을 이동하며 만나는 작은 물줄기가 흐르는 냇가에서는 울퉁불퉁한 돌다리를 조심스레 건너며 잠시 손바닥으로 물을 떠서 얼굴의 땀방울을 젖히니 차가움 보다는 시원함이 느껴진다. 거울처럼 물가에 비쳐진 세상의 그림자가 물결에 흔들리지만 이내 안정을 찾은 듯 곱기만 하다. 숲길을 걸으며 다양하게 접했던 버섯들과 난들 또 다시 피어날 꽃들을 바라보니, 어김없이 피어나는 꽃들은 시간이 흘러도 내년에는 이 자리에서 또 다시 향연을 베풀터인데, 우리들의 시간은 다시 못 올 시간이 된다는 것을 생각을 해 보니 순간 더더욱 즐거운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얼굴의 흐르는 땀을 한 번 더 젖히게 되었다. 잠시였지만 흐르는 물소리에 미완성의 생각들과 그림들을 물위에 얹혀 흘려보낸다.
임도를 걷고 둘레길을 지나치면서 안전요원의 앞으로 또는 뒤를 따르니 트레킹 소장님의 해설은 하나도 경청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선두가 놓치고 간 식물들을 더 상세하게 볼 수 있는 여유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된장냉국에 넣거나 모기 퇴치를 위한 약재로도 사용하는 제피나무가 유독 숲길을 거닐며 눈가에 많이 보인다. 제피나무의 향! 스킨십을 매우 좋아하는지 만져만 주면 독특한 향을 내 뿜어주기에 투어를 하면서 제피나무의 향에 반하여 어느 날 오일장에서 1m가 넘는 제피나무를 구입하여 사랑으로 듬뿍 키우고 있다. 자연의 보고가 간직된 숲속에서 싱그럽게 자란 제피들의 이파리는 싱싱하고 더욱 향기롭기만 하다. 화려하게 변신한 수수한 열매, 꽃을 피우고 가족을 구성한 제피나무의 모습에 자연은 위대하고 넘어설 수 없다는 이치를 숲속에서 신기하게 배웠다.
오늘 특히나 눈에 많이 띄는 다양함을 간직한 버섯들과 연지버섯도 여기저기 몇개씩 군락을 이루고 있다. 메모를 하지 못하여 이름을 미처 기억하지 못해 아쉬움이 더했지만 감탄을 자아내는 꽃들의 향연, 숲길에서 만나는 털사철난, 수정난초, 사철란 들은 처음으로 접하는 것들도 있기에 더욱 더 신비롭다. 이들 중 수정난초는 어찌 알았을까 에코투어 탐방객들이 지나칠 것이라는 예상에 바람소리, 물소리로 화장을 하고 얼마나 오늘 같은 날을 기다렸을까! 비바람 추위, 더위를 다 견디고 아름다울 정도로 화사한 모습들에 마음같아서는 평생 안아주고 싶기만 하다.




색달천에 다다라 다른 탐방때와는 달리 약40여분 정도 일찍 도시락 시간을 갖게 되었다.
색달천을 지나치면 지형상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적절치 않아 색달천 주변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모두가 둥글게 앉기는 장소가 비좁아 여러 그룹들이 형성되어 냇가 주변에 바위를 벗 삼아 앉아서 주변 경관과 함께 새롭게 즐기는 오찬의 시간이 아니였던가, 각자 옹기종기 모여 정성들여 만들어 온 찬에 도시락을 함께하니 그 맛을 어디에 비유하겠는가, 투어 이삼일 전부터 배낭은 무거워지더라도 시원한 캔맥주를 여러개 가지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태풍으로 인하여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 도시락시간 약방의 감초보다 더 깊은 보약을 드는 시간, 물보다 진한 막걸리 한 잔에 그래 이 맛을 알어 ! 때로는 눈앞에 펼쳐진 감초들이 어른거리지만 탐방이 끝나면 헌혈을 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여 마음은 굴뚝같았어도 시원한 막걸리 잔을 정중히 사양해야 했다.
식사 후 휴식을 충분히 마친 후 각자의 소개시간 김병준 논설위원님은 소개시작을 항상 오른쪽부터 시작한다. 참가와 소개는 각양각색이다 그래도 혼자 생각으로는 부부들, 동창들, 함께 하고픈 사람들의 참가 이야기는 간혹 이색적인 사항들도 있기에 한바탕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진지함도 묻어난다. 소개가 마무리 되면서 표고밭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식사시간때 핸드폰에 수신된 헌혈 메세지로 인하여 자연스럽게 헌혈이야기로 화두가 시작되었고, 헌혈을 시작하게된 계기를 잠시 설명하면서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오르게 되니 나름 자랑스럽기도 하다. 지금까지 대략 45년간 약 450여회 이상은 사랑을 건네지 않았을까 생각되어진다. 횟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현재도 대한민국은 혈액을 수입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어릴 적 생각이지만 동란이후 가난한 나라였던 당시 매혈을 하기 위하여 줄을 서고 그 돈을 받아 살아야 했던 60년대의 사회상이 기억 속에 스쳐지나갔다. 그럼에도 헌혈을 시작한 동기는 아이들이 바라는 유일한 헌혈의 희망을 접하면서 시작하게 되었으니 가진 것이 없었고 가난했던 내게도 기부의 방법으로는 내가 지닌 유일한 붉은 피, 이거 하나였기에 생을 다하는 그 시기까지 건네주리라 다짐했는데, 현재는 법이 만69세까지만 허용이 되어 법이 허용하는 그날까지만 착실히 사랑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나에게 헌혈은 백혈병으로 인하여 자라나는 아이들이 희망을 접은 체 마음의 고통 속에 있는 것을 보고 새싹들에게 작은 웃음이나마 사랑의 마음을 전달하고 즐거운 희망을 갖기를 바라면서 시작하게 되었다. 이제는 필자도 환갑이 지났고 60대 중반의 나이로 접어들었지만 아직은 건재할 정도로 잘 관리하고 즐거움을 갖고 있다. 튼튼하고 건장한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지구 어디라도 잠을 거르면서도 최소 일주일 정도는 무박으로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모든 기능은 노후화되어가겠지만 그렇다고 예전의 노인처럼 세상의 문을 닫지는 않기에 활기찬 생활을 하면서 에코투어에도 참가하고 있지 않은가 스스로도 참 대견한 일이라 생각한다. 전후 세대로서 어린 시절을 정말 어렵게 살아왔지만 성장하여 결혼하고 비와 바람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작은 거처라도 있다는 것은 자수성가한 것이 아니겠는가 ! 다양한 취미생활도 즐기고 전국 팔도에 막걸리 친구들이 대거 존재한다는 것은 또 다른 삶의 승리다. 투어를 마치며 일행 중 한분께 부탁을 하여 제주시청 앞에 위치한 헌혈의 집에 일찍 도착하여 헌혈을 하고 귀가하면서 태워다 준 용담 거주 탐방객분께 감사함을 드린다. 거린사슴 오름으로 향하기 위하여 색달천을 출발 표고밭길을 지나갔지만 일상적인 눈의 높이로는 전문가의 표고밭 손길을 알 수가 없었다.


거린사슴 오름으로 오르기 전 고추가 눈에 띄었다. 숲길에 떨어진 다람쥐의 밤송이도 한 껏 가을을 재촉하며, 조용히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고추는 원래 가을에 수확을 하는 작물인가? 너무 빨간 것이 클레오파트라의 입술같이 색상이 정말 아름다웠다. 아니 숲속에 웬 고추작물이 있을까? 그것도 이렇게 깊은 숲속에 함께 있던 강기자님의 설명으로 이해는 되었지만, 생태계 아닌 농작물 자체를 모르는 도시촌놈은 어쩔 수가 없는 것같다. 그래도 씩씩하게 매달려 있는 싱그런 고추는 너무 싱싱했기에 고추, 고추를 망설이며~ 서서히 큰 탈 없이 탐방객 뒤를 따라 오름으로 서서히 올라왔음에도 시원함을 느끼지도 못했다. 오름을 오르는 동안 아무런 생각이 없다보니 오히려 쫒기 듯 오름을 내려가기 시작했고 차량들의 달리는 특유의 타이어 마찰음 소리가 들려오니 나뭇가지 사이로 투어버스가 보였다. 8차 투어는 비교적 짧은 투어시간이었지만 전망대에 당도하니 해안가에 펼쳐진 비닐하우스가 마치 겨울에 휘몰아친 눈이 대지에 쌓인 것처럼 착각할 정도여서 장난끼가 발동했다. 해안가에 눈 내린 것보라며 동조성 유도를 하니 일행 중 한 분이 흰 눈이 내렸다며 서로 맞장구를 쳐주고 이내 뒤 따라 도착한 여성 탐방객이 정말 착각을 했는지 눈 온 것 맞쑤까?
투어 버스에 오르며 8차 투어는 즐겁게 막을 내리고 1100도로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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