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이오름과 둘레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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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이오름"과 둘레길!
새벽 깊은 잠을 잘 이루지 못해서인지 졸음이 앞선다. 집을 나서서 출발지로 향하는 시원한 버스 안 긴 시간이 아님에도 잠이 스르르 왔건만 어느새 합동청사 앞, 안내방송에 서둘러 내리니 습한 폭염이 얼굴을 감싼다. 연속되는 습한 기후에 체력이 말이 아니어서 머릿속을 맴도는 7차 투어는 건너뛸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투어의 묘미가 무엇이길래 나를 이끌고 있는지?
화산섬 제주는 지질학적 특성상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강이나 하천이 없는 건천이라 요즘 같은 더위와 폭염이 지속되면 뭍처럼 계곡을 찾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그렇지 않은 것도 생태계를 보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여건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지난 번 6차 투어 때도 숲속은 나름 시원했지만 중산간 지역을 내려온 시내는 그야말로 폭염 그 자체였기에 더욱 투어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숲속을 거니는 그 시간 속에 숲속을 병풍 삼아 도시락을 먹는 즐거움은 또 어디에 견주어 볼까! 배낭은 무거워도 두툼하게 메고 한 걸음 한걸음 옮겨가면서도 휴식과 함께 주변 숲 경치를 눈에 담으며 때로는 거친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는 모습들은 가끔 거칠기도 하지만 모두에게는 소박하게만 보인다.

* 이승이오름으로 향하는 임도/ 자유를 만끽하는 한우들의 방목
지난 번 투어때는 거문오름 행사 취재관계로 함께하지 못한 강희만 기자, 털털한 모습이기도 하지만 꾸밈이 없어 자연스럽고 소탈한 모습이라 언제보아도 반갑기 그지없다. 오전 8시 평상시보다 1분 빨리 출발했지만 출발 후 10여분 정도 지났을까 졸음이 또 쏟아짐을 참을 수가 없다, 이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것이 눈꺼풀이라던데 이건 사람이 어찌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는 사이 탐방일행을 태운 전세버스는 어느 덧 이승이오름 주차장 입구로 향하는 길목에 다다랐다. 진입로의 경사로로 인하여 버스 앞부분 프레임이 바닥에 닿아 좁은 길로 진입이 어렵다. 일단 입구 주차장에서 전원 하차 차량의 하중을 감소시킨 후 다시 진입시도를 하니 가뿐히 해결되어 다시 전원 탑승한다, 주차장 도착전 방목한 소들의 군집을 보니 소라도 태어나길 잘 태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소들은 논,밭갈이를 하느라고 소 자체도 얼마나 힘들게 고생을 했을까라는 생각에 군집을 이룬 소들을 보니 참 행복하겠다. 어찌되었건 전세버스로 짧지 않은 거리를 이동했으니 공부를 잘 했어야 하는 것인지 아님 머리가 좋아야 하는 것인지, 판단컨대 판정을 한다면 머리가 좋아야 한다는 편에 한 표를 던진다. 당근이 아닐까 했다. 그래도 시내에 있을 때보다 아무래도 중산간 지역이 되다보니 의외로 더위에서 벗어나는 것이 수월하다. 오늘 투어 코스는 “이승이오름 주차장~임도~이승이오름~한라산둘레길~숲길~사려니 남서쪽 오름~한라산둘레길~표고밭길~해그문이소~숲길~한라산둘레길~신례하천길~서성로”로 구성되는 탐방이다.

출발 전 힘차게 스트레칭을 하고 이승이오름으로 향하며 동남천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코스 자체가 오늘은 무난할 것같다 지난 번 코스는 선돌계곡을 오르느라고 애를 먹었는데 오늘은 트레킹 소장님이 많이 배려를 해 주셨는지 매우 완만한 코스로 이루어져 이승이오름만 진행하고 나면 중산간 허리를 가볍게 탐방하는 둘레길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숲속을 탐방하며 매번 느끼는 생각이지만 모르는 것도 많고 비코스로 이동함에 따라 낮 설은 것 또한 천지뺏깔이 아닌가 한다. 숲속에서 없는 것 같으면서도 무엇보다 많이 설명되고 눈에 익혀지게 되는 것이 버섯을 빼 놓을 수가 없기에 버섯만 큼은 더 많이 지식을 알아두는 것이 생태계를 이해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같다.


이승이오름은 사람들에게 아직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울창한 숲의 한적함을 느끼면서 조용히 오를 수 있어 편안하게 느껴졌고 별 어려움 없이 걷는 동안 어느 덧 오름 정상에 올랐다. 탁 트인 시원한 풍경에 이마의 땀을 젖히고 주변 사려니오름, 민오름, 큰거린과 작은거린 오름 등이 있다는 설명을 듣는다. 특히 민오름은 제주에 여러 곳이 있는 이름이라는 소장님의 설명을 뒤로 하고 계단을 천천히 내려와 둘레길로 접어들었다. 바위수국은 이승이오름 주변에서 자생하는 꽃이라 알려주셨는데, 투어시 처음 보는 생태계의 꽃들은 메모하지 않으면 기억하기도 어렵다보니 확실하게 담아두는 것이 쉽지가 않다. 숲속에는 식물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딱다구리는 보질 못했으나 나무에 파 놓은 딱다구리의 집을 강희만 기자님이 발견하여 알려주니 의외의 눈길을 사로 잡았고 곤충들도 특별히 많이 서식하는데 우리는 주로 식물들만 거론하다 넓은 숲을 위주로 눈에 보이는 것만 보다보니 놓쳤을 뿐이다.


중산간 지역이라 시내처럼 폭염은 아니지만 땀은 지칠 줄 모르고 전날 얼려 놓았던 얼음물을 한 번씩 마시니 갈증 해소도 되고 연실 흐르는 땀에 대한 체내 수분유지를 위하여 수시로 한 모금씩 마신다. 시내보다는 기온의 차이가 분명하고 폭염의 기세도 보이지 않았지만 흐르는 땀을 손바닥으로 젖히며 솔솔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연실 모두가 아! 시원하다며 탄성을 한다. 중산간 지역은 약간 흐린 날씨로 나무와 숲속이 간간이 어둡기도 했지만 이승이오름을 내려오고 부터는 숲길, 둘레길이라 탐방이 마무리되는 시간까지 문제가 없을 것 같기에 편안하게 모자와 팔에 착용한 팔토시를 벗어 배낭에 넣고는 자외선으로부터의 걱정 없이 가볍게 탐방할 수 있는 숲길이라 발걸음이 더욱 가벼웠다. 매 투어마다 새로운 탐방객들은 아니지만 7차 투어도 처음 참가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보니 새로운 투어의 분위기도 조성되어 숲길에서 이동하며 생태계에 대한 대화가 자주 오간다. 의외로 시간이 흘러 어느 덧 도시락과 함께 할 시간이 되었다.
투어의 묘미 중 이 시간만 큼 제일 반가운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오전 일찍 집을 나섰고 오름과 숲길을 거닐었으니 한창 배가 고플 시각도 되었다. 은근히 이 시간 만 큼은 먹는 즐거움이 있지 아니한가, 여기저기 군락을 이루어 도시락 행진을 한다,

약방의 감초라는 걸죽한 사발은 없어도 현장 조달 컵은 즉시 조치가 된다. 시원하고 걸죽한 맛, 우리 조상들은 어찌 이리도 예쁜일 만 했을까! 식사 후 출발 전 둥글게 모여 김병준 논설위원님의 소개와 참가자 각자의 참가소감을 짤막하게 소개한다. 모두들 이름과 참가계기 그리고 다음기회 때도 또 참가하겠다는 소개가 대부분의 소개인사다. 특히나 부부로 참가한 탐방자들은 참 잉꼬부부같다는 생각도 든다 오랜 시간 함께 삶을 살아왔어도 쉽지 않은 일인데, 필자의 차례가 되어 간단하게 인사는 했지만, 사견이랄까 글로벌 에코투어 홈페이지의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싶었는데 아직은 아닌 것같기에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도시락 시간과 참가자의 소개가 마무리 되면서 걸음을 재촉해 수악길과 둘레길을 거치며 좀처럼 보기 어려운 동충하초 버섯들을 여러 곳에서 접하다 보니 “해그문이소”에 다다랐다. 해그문이소는 나무가 웅장하고 하천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쌓여 밝은 대낮에도 해를 볼 수 없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러나 비가 내리지 않아 그런지 바닥을 드러낸 체 앙상한 돌들만 옹기종기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약 10여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둘레길로 접어들어 표고밭길을 지나가는데 아직도 주변에는 표고건조장과 숯을 구웠던 숯가마등이 남아 있고 평탄한 길을 편안한 마음으로 걸어가지만 숲길, 둘레길, 숲속에는 곳곳에 유난히도 자생콩란이 많이 보인다. 한라산의 계곡은 거의 건천이라 할텐데 이러한 이름에 걸맞게 신례하천에 다다랐다 당연히 뭍처럼 물이 시원하게 흐르지도 않는다. 마음 같아서야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면 얼마나 좋으련만 비가 내려도 그 순간일 뿐 숨박꼭질을 하듯 바닥으로 다 스며들어간다. 오늘 탐방도 서서히 마무리 되어가는 듯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서성로로 다가가기 위한 채비를 마무리하고 남은 숲길을 안전사고 없이 순탄하게 투어를 마무리하여 즐거웠다.

탐방중 제일 조심해야 하는 길이 내천 길의 돌들 이런 곳을 통과할 때는 행여 발목이나 넘어져서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을 염두에 두다보니 늘 조심스럽다. 예전에는 그러한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부상을 지니고 있기에 어쩔 수 없는가보다.
그래도 투어를 통하여 생물권 보존지역에 있어야 할 생태계의 식물들을 관찰하면서 익히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경우를 제외하고 훼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마음을 누구나가 가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투어를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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