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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장웅
댓글 0건 조회 1,229회 작성일 18-08-0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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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글로벌 에코투어

 

새벽 천둥, 번개 발생으로 일찍 잠에서 깨었다. 창문 밖 한라산 전체가 흰 비구름으로 감싸여 있어 산행을 하기에는 기상이 매우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렸다. 강행 아니면 연기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며, 또 한편으로는 번개에 따른 낙뢰 발생으로 인한 시설들의 정상 운영과 항공기 정시 안전운항이 염려스러웠다.
제주 섬의 특성상 공항은 저지대에 있고 주변은 큰 장애물들이 없는 터라 천둥, 번개 시 항상 낙뢰를 맞는 일이 다반사이고 천재지변으로부터 발생하는 사항에 대한 대비를 갖추었어도 물리적으로 대처가 안될 때는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한 직원들의 고생이 말이 아니기에 더더욱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기에 주말, 휴일이라 하여도 항상 마음은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어야 했다.
깊은 고민을 하면서 이러한 날씨에 투어를 할까 ? 하긴 울트라마라톤은 기상과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제주의 특성상 한라산 중산간 지역의 특징은 변화무쌍하게 변하기에 스스로의 판단도 장담은 어려웠을 것이다. 아직 시간은 넉넉하였지만 기상에 따른 산행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은근히 들기도 하였고, 내심 투어가 연기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사실이었지만 시간이 흘러가도 핸드폰 수신 문자는 더 이상 요동을 치지 않았다. 그래도 궁금하여 오전 6시경 김병준 논설위원께 투어 진행 여부를 확인 차 전화를 드리니 특이사항이 없는 한 강행하신다기에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고 투어 준비를 하며 반반의 마음으로 출발장소인 청사로 향했다.
청사로 향하는 길, 비는 거의 그치고 투어하는데 별 문제가 없겠다는 생각이 청사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머리를 감쌌고 더 이상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투어에 대한 코스 설명도 마무리 되고 용감한 참가자들은 너나나나 할 것 없이 출발시간내 참석을 해 주신 것을 보고, 역시 경험 많은 터줏대감은 달라도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 것에 대한 “노마지지(老馬之智 : 늙은말의 지혜)”를 생각했다. 산록도로를 달린 버스는 투어의 출발지인 궷물오름 입구에서 내려주고는 다시 투어가 마무리 될 때 조우하게 될 것을 기대하며 오늘의 여정인 “산록도로~궷물오름~족은노꼬매-둘레길~숲길~수산천~임도~어음천~고사리밭~큰노꼬매~산록도로“ 탐방 투어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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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궷물오름으로 향하며

 

궷물오름으로 향하기전 안전요원으로부터 산행시 안전과 부상 예방을 위한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발목 등 관절부분들을 풀어주고 엔제부터인가 호루라기 맨으로 탐방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젖어들어가 휴식을 알리는 한 번의 호르락, 출발을 알리는 두 번의 소리를 숲속에 전하며 자연스런 탐방을 할 수 있도록 일행에게 사전 약속을 하였음을 알리고, 출발을 시작하니 금새 탐방의 대열이 만들어지며 궷물입구로 접어들어 간다. 언제나 그랬듯이 눈앞에 펼쳐지는 숲속은 역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고 숲 주변들은 전날 내렸던 빗물들로 인하여 한 걸음 옮길 적마다 숲속 신록과 대지의 풍겨오는 흙내음이 몸을 감싼다. 가느다란 줄기에 아카시처럼 다닥다닥 철모르게 군락을 이룬 이파리가 "제피"의 모습을 한층 더 가치 있게 뽐내고 있기에 지나치는 순간에 “제피”다 라며 이파리를 비비면 그 향기는 마음속으로 금새 빨려 들어가 여신처럼 온 몸을 자극한다.  
대열을 따라 궷물오름을 탐방하며 선두를 따라가지만 중, 하위 열로 뒤처지다보면 그냥 탐방객들을 따라가는 분위기로만 형성되어 생태계 흐름을 미처 숙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여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궷물오름은 전해져 오는 내력도 있겠지만 굼부리에 샘이 솟아난다 하여 궷물이라 유래되었다 한다. 궷물오름 주변으로 큰노꼬메와 족은노꼬메오름이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으며, 족은노꼬메 오름 안으로 먼저 탐방을 한다.
숲속과 입구에 활짝 만개한 청아하면서도 은은한 수정같은 수국이 모든 분들을 화사하게 반겨준다. 특히 수국은 "진심, 소녀의 꿈, 상냥한 마음"인데 제주 섬이 자생지로서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결혼식장에서 사용하는 "부케"는 신부가 다음 신부가 될 예비 신부를 위해 뒤로 던지는 꽃이 바로 수국이라는 것을 오늘 처음으로 알았기에 수정 같은 청아함에 다시 한 번 쳐다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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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국화의 청아함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일말 "사랑이 변하는 꽃"으로 "진심과 변덕"이라는 양면성을 띈 꽃이라 하니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나 ? 열정적인 장미와는 다른 청아함 만 큼이나 차가운 꽃?, 숲길을 헤치며 지나가노라면 숲속의 생태나 식물들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면 알지도 모를 멍석딸기, 사람주나무, 아그배나무 등 옥잠난초, 누에고치가 먹고 실을 뿜어내는 뽕나무 뭍에서 누에를 기르고 열매인 오디는 먹거나 술을 담근다는 뽕나무 잎을 보며, 뭍에서만 누에를 기르기 위해 재배하는 줄 만 알았던 뽕나무가 한라산 숲속에도 있다니, 오늘 숲속의 탐방이 아니면 만나보지도 못했을 이산가족의 식물들 자연은 어찌 이리도 생태계가 자생하도록 색상의 조화를 잘 이루어 놓았는지 신기하기 그지없다. 지천의 신록 속에서도 일벌들은 열심히 꿀을 생산하기 위하여 벌집으로 날아드는데 꿀 채집을 하지 않는지 아니면 날씨 탓으로 벌들도 날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꿀통 입구에는 벌들이 모여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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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통집의 한가한 모습과 꿀벌들의 활동모습

 

쌀알들이 뭉쳐 진 검붉은 산딸기가 여기저기 눈가에 와 닿고 여유롭게 따서 먹을 만 큼의 시간은 되지 않았지만 그 맛을 느껴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으니 이것도 내가 받는 자연의 큰 선물이 아닌가 ! 담백하다고 해야 할까 때로는 계절의 묘미를 맞추지 못하여 달콤한 맛을 크게 느끼지는 못했지만 산딸기가 허락한 열매의 맛은 숲길을 걷는 마음만으로도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 ! 지천에 자리한 버섯들의 모습들 무심코 지나치고 밟아버렸던 버섯들은 숲속에서 제일 중요한 역할자로서 동, 식물을 분해해서 다시 흙으로 돌려보내는 역할과 탐방객들과 함께 자연의 숲속에 묻혀, 때 묻은 도시의 세상 먼지를 또 숲속에서 털어내기라도 하면 숲속의 정화를 위하여 해결해 주는 청소부로서의 역할, 버섯들의 생태형성에서 생태계의 분해자로서 숲속을 생성해 주고 독버섯일지언정 귀하지 않은 것이 없기에 이제는 숲속을 거닐면서도 버섯들의 역할을 배웠고 함부로 이름 모를 버섯들이라 하여도 파괴하지 않고 피해가는 마음과 자세를 갖게 되었다는 점 또한 탐방을 통하여 한 가지라도 배운 수확이라 말할 수 있다. 간간이 호루라기 맨 의 역할을 높여주려는 배려인가 ? 10분간 휴식 그리고는 길게 호루라기 소리를 숲속으로 전파한다.
이른 시간에 탐방을 시작하면 은근히 점심시간이 기다려지며 어느 장소에서 식사를 하려고 하나 라는 생각 속에 자주 시계를 들여다보게 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도시락 시간이다. 숲속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먹는 도시락의 맛은 집에서 만들어 주는 정성스런 손끝의 맛과 비교할 순 없지만, 하늘과 대지의 기운을 받고 그 여력으로 다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에너지의 원천은 되지 않겠는가, 식사 시간이 마무리 되면 참가한 탐방객들의 인사가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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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도시락 시간! 출출한 이때가 묘미가 아니겠는가 !

 

이름, 거주지역, 참가동기, 향후바램 등을 간단하게 소개하는데, 마지막 탐방객으로 인사를 한 중년의 여성분은 금년에 목적 달성을 위하여 남은 기간 열정을 쏟아부어야만 하기에 하반기 남은 투어 참가가 어렵다며, 뜻 한 일을 마치고 나면, 다시 금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믿기에 오늘은 그 아쉬움을 “청춘”이라는 시로 인사를 가름했는데, 듣고 보니 청춘은 기다림이 아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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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춘” 이라는 시를 본인 차례가 되자 당분간 참가가 어려워 아쉬움을 달래며 읊은 탐방자


청춘이란 무엇이길래 “기다림만으로 사는 사람은 굶어서 죽는다”라는 이탈리아 격언이 생각이 났다. 삶이 이러한 일이 아닌가 “청년시절에는 노인처럼 행동하고 노인시절에는 청년처럼 행동하라”라는 중국의 격언도 있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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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노꼬메 오름 정상에 다가가며 강풍과 빗속에 한라산을 바라보며

 

지금 하고 있는 삶의 시간 속에서 오늘은 투어에 또 다른 날에는 남자들의 로망인 모터싸이클을 즐기고, 그리고 또 다시 다른 날에는 걷고, 달리는 그래도 모자라면 하늘을 향해 비행물체를 날려본다. 언제나 동일하게 1년 365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쉬지도 않으며, 똑 같은 속도로 낮이고 밤이건 변하지 않는 시계 바늘은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그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일 만을 하지 않던가 ! 시계의 겸손함에 머리가 절로 숙여진다. 오늘 숲속을 거닐다 보니 빗방울과 만나는 일이 자연스레 적어졌지만 숲길을 거쳐 큰노꼬메 오름으로 오르는 오솔길은 오를수록 오늘의 여정을 시샘이라도 한 듯 서서히 바람과 비가 휘몰아쳐 왔고 우산은 고사하고 일회용 우비도 감당을 하지 못하였다.
선두권은 이미 큰노꼬메 오름에 도착하여 되돌아와 오름을 내려가는 또 다른 길로 방향을 잡아 가는데 얼굴을 들 수 없을 만 큼 아니 핸드폰 촬영을 하려해도 사방천지로 내리는 비에 핸드폰 터치스크린은 빗물로 센서가 일시적 작동을 하지 못해 오 작동을 하고 있다. 우비의 깃으로 내리치는 빗물을 간신히 피하고 오름 방향을 향해 겨우 두어 컷 정도 촬영을 하고 나니, 일행과 뒤처지고 강풍에 휘청거리는 몸을 세워 오름에 다가가 발만 짚고 다시 내려가는 대열에 따라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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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노꼬메 오름을 바라보며 정상에서 비바람에 간신히 촬영을 하였다.

 

이제는 내려가는 길, 몸은 조금이나마 편해졌지만 내려가는 길이라고 쉽지도 않다. 솔직히 왼쪽무릎 부상으로 탐방하기가 쉽지 않았음에도 얼굴을 찡그리며 오르고 내리막을 걸었다.

특히 계단을 만나면 더욱 힘들고 통증이 심해져 오른쪽 다리까지 통증이 전이되는 현상이 발생했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마음의 텃밭에 탐방의 즐거움이 심어졌으며 숲길, 둘레길, 오름 등을 오르고 지나며 서로 앞, 뒤가 바뀌어 가면서도 간혹 숲길의 이름 모를 나무, 꽃의 향연, 그리고 버섯들을 이야기 할 때면 너나 할 것 없이 관심을 보여주는 탐방객들의 모습에서 한라의 생태계는 살아가고 이어져야 한다. 제주는 제주도답게 제주 숲의 자연을 주려는 모습에서 평화롭고 감싸주는 맛이 변하지 않도록 생존하는 만 큼, 제주 섬의 속살을 예전처럼 제주 섬답게 유지하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넘칠랑 말랑하는 단계에 도달한 섬의 자연과 생태계를 위하여 우리는 과연 숲 속에 무엇을 되돌려 줄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여정을 마치는 산록도로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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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장웅

 

* 첨부 : 제4차 글로벌 에코투어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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