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뻘뻘 흘리며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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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구석구석 숨은 오름 찾아 비경을 보여 주는 한라일보 에코투어 14차 날입니다.
버스로 이동하며 김병준 국장님께서 각별히 진드기 조심할 것과
이권성 트레킹 소장님께선 경사가 있는 곳에서의 미끄럼을 주의하라는 당부 말씀이 있었습니다.

* 대장님 지휘 아래 안전을 위한 가벼운 몸 풀기 체조 후 진드기 퇴치제를 뿌리고 왕이메 오름으로 향합니다.

* 동부를 대표하는 산굼부리가 있다면 서부를 대표한다는 왕이메 오름은 규모가 크고 깊어 웅장할 뿐만 아니라
분화구 둘레 한바퀴를 돌고 오름 아래까지 내려가 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탐라국 삼신왕이 사흘간 기도했다는 왕이메 오름은 깊은 만큼 바람이 타지 않고 따뜻하여
다른 곳 보다 봄꽃을 일찍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분화구에서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가파른 길로 올라 서니 자연 그대로의 오름 둘레길이 정겹습니다.

* 덩굴 숲을 엉금엉금 기어서 나와 보니 우~ 와!
드넓은 대지 너머로 봉긋한 오름 군락들이 마술 처럼 드러나고 있습니다.
좌로 부터 원물 오름, 남송악, 현재 출입 금지인 도너리 오름, 당오름, 정물 오름, 금악 오름입니다.

* 대비 오름으로 오르는 길 뒤로도 푸르른 초지와 오름들이 가을 볕에 따사롭게 느껴집니다.

* 대비 오름에 오르니 우리가 가야 할 소병악(족은 오름), 대병악(여진 머리), 대병악 바로 앞 구릉 처럼 푸르른 믜오름,
산방산의 모습이 조망됩니다.

* 왕이메 오름 옆 대비 오름이어서 왕과 대비를 연상했는데
대비라 불리는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유래에서 붙여진 오름이라고 합니다.
하늘 나라에서도 인간 세상이 궁금한가 봅니다. 정상엔 이장된 산소 터가 자리하고 있었고
분화구 안에서는 말들이 평화로운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 대비 오름에서 초지를 가로 질러 믜오름으로 가기로 했으나 마침 액비를 뿌리는 작업을 하고 있어서 되돌아 내려와
양 옆으로 도열 해 있는 듯한 삼나무가 빽빽한 농로를 사열하듯 걷습니다.

* 날이 추웠으면 양지 바른 곳에서 먹었을텐데 바람도 자는 볕 좋은 늦가을의 자락이 어찌나 포근하던지
모두들 그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식후 원형을 이뤄 각자의 소개 시간을 갖습니다.
올레와 한라산 둘레길을 걷고 오름도 많이 오른 이들이지만 쉽게 접근 할 수 없는 오름과 목장길 등
에코투어만의 장점에 모두들 매력을 느끼며 또다른 행복을 찾는 것 같습니다.

* 믜오름에서 대병악(여진머리)으로 향하는 길에서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겨납니다.
믜오름은 털이 빠진 짐승의 살이 겉으로 드러나는 제주어의 "무이다" 가 적는 과정에 무악(戊岳),
읽는 과정에 믜오름이 되었으며 개가 누워 있는 형상이어서 개오름이라고도 불려졌다고 합니다.
* 가을 걷이가 끝나지 않은 콩밭을 조심조심 살금살금...
* 따뜻한 봄날인 줄 알고 활짝 피어난 철쭉이 대병악 오름에서 반겨 줍니다.
여자의 얹은 머리 모양 같다는 대병악(여진머리)은 상록수와 활엽수로 무성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 대병악에서도 보이는 한라산 백록담 화구벽을 보니 "유달산" 이라는 시(詩)의 일부가 떠오릅니다.
목포 사람들은 / 목포에 유달산이 있다고 말하지 않고 / 유달산에 목포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목포 없는 유달산은 있을 수 있어도 / 유달산 없는 목포는 있을 수 없다.
갑자기 제주도와 한라산이 그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대병악(여진머리)은 소병악(족은 오름) 보다 20m 정도 높지만 면적은 2배나 넓다고 합니다.
서귀포 시내와 섶섬, 문섬, 범섬까지 보이는 오름 중심에 자연과 더불어 있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날입니다.
* 길 위의 아름다움을 듬뿍 느끼게 해 주신 관계자 분들의 수고에 감사한 마음 전하며,
2019년 제15차 마지막 에코투어를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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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수보님의 댓글
김수보 작성일여행 후기를 잘 쓰시네요.. 잘 읽고 보았습니다.

윤장웅님의 댓글
윤장웅 작성일
항상 느끼는 부분입니다만 자연과 함께하는 마음의 숲을 투어에서도 지니고 계시는 것같습니다.
자연을 접하시면서도 시간을 가두지 않으시려는 여유스러움이 늘 감사하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15차 투어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