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기상 예보가 선물 같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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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복희
댓글 0건 조회 1,098회 작성일 20-06-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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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한라일보 에코투어 3차는 많은 비 예보가 있어 미리 부터 걱정을 했는데

  감사하게도 이렇게 화창한 아침으로  다가왔습니다.

  언제나 일찍 나오셔서 도시락과 물을 나누어 주시는 국장님 내외분!

  요즘엔 코로나19로 발열 체크까지 하는 수고로움을 더해야 합니다.

  오가는 버스 안에서도 마스크를 꼭 해야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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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산 둘레길 중 하나인 수악길 중간 지점인 5. 16 도로에서 들머리 삼아

  기본 몸 풀기를 한 다음 수악(물) 오름을 올랐습니다.

  그리 높지 않은 오름이지만 전망대에 서면 한라산 백록담 화구벽과 사라 오름 전망대, 사려니 오름과

  서귀포 앞 바다 대표 섬인 섶섬, 문섬, 범섬은 물론 문선명씨의 사유지 섬인 지귀도도 보이는 곳인데 

  어떤 계획으로 지귀도를 매입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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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km 정도 수악길을 걷고 낙엽이 푹 쌓인 신례천변 따라, 자연 따라 걷는 길 위에서 다양한 볼거리들을 보고,

  신례천에서 간식을 먹은 후  4. 3 수악주둔소로 향했습니다.

  용천수가 풍부했다는 신례천도 요즘엔 지하수 개발로 인해 점점 물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커다란 바위 틈새로 보이는 나무에서 거친 환경 속에서의 생명력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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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트 모양 암석을 통해 사랑도 방울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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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3 수악주둔소 가는 길엔 이런 시그널이 보입니다.

  세월 속에 묻힌 아픔을 통해 이젠 치유와 힐링의 공간으로 발길이 모아지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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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사건은 1948년 4월 3일, 해방과 6.25 전쟁 당시 사회적, 정치적 혼돈속에서

  남한만의 단독 정부 수립에 반대한 남로당 제주도당(濟州道黨)의 무장 봉기와

  미(美國) 군정(軍政)의 강압이 계기가 되어 제주도에서 일어난 민중 항쟁으로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의 무고한 희생이 따랐던 사건으로,

  주둔소들은 무장대와 주민들간의 연결을 차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며,

  국가문화재 제716호로 등록된 이곳은 4.3 주둔지로 문화재 등록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현기영님의 "순이 삼촌" 이란 소설을 통해 제주 4. 3 사건이 많이 알려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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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성과 내성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정교하고 튼튼하게 쌓아진 돌담을 보며 주민들의 수고가 느껴집니다.

   600여 평이 조금 못되는 이곳은 예전 목장 지대여서 돌을 구하기 쉬웠을 것이라 추측되며,

  무장대 토벌을 위해 만들어진 주둔지 중 규모가 가장 크고 보존 상태도 양호란 곳으로

  역사적 가치와 의미가 있는 만큼 잘 보존하여 교훈의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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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담을 두른 묘가 있었는데 이장을 해 간 흔적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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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분이 자리했던 곳에 잡목 몇 그루가 세월의 덧없음을 말해 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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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활한 목장 지대였을 것이라 추측될 만큼 잣성도 많이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잣담이로고도 부르는 잣성은 위치에 따라 제주도 중산간 해발 150m~250m 일대의 하잣성,

  해발 350m~400m 일대의 중잣성, 해발 450m~600m 일대의 상잣성으로 구분됩니다.

  소나 말들이 농경지에 들어가 농작물을 해치지 못하도록 쌓은 하잣성,

  한라산 높은 삼림 지대로 들어간 가축들의 동사를 막기 위한 상잣성,

  중잣성은 그 사이에 쌓은 잣담으로 중잣성 기준으로 농경지와 목장으로 번갈아 사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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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자연 동굴인 화생이궤는 아치형으로 꽤 높고 넓었으며,

  제단과 봉청산왕대신지위[奉請山王大神之位] 라고 새겨진 비석이 있습니다.

  아이가 아플 때나 사냥을 나갈 때 가장 높은 신을 받들어 모시고 청했을 조상님들의 간절함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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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남원의 선광사를 짓기 위해 스님께서도 이곳에서 기도를 하였다 하니 영험함이 대단했던 곳 같은데

  아직도 무속인들은 터전으로 삼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른 쪽에 걸린 실을 통해 얼마나 무병 장수를 빌었을까요. 

  도로와 교통 사정이 발달하지 않았던 그 옛날, 제물을 지고 찾았을 분들의 소망과 애환이 연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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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짜개 덩굴로 뒤덮인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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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례천 생태 숲길 2구간엔 이렇게 잘 준비된 쉼팡이 있어 많은 사람이 도시락을 먹고

  빙 둘러 모여 자기 소개하며 인사하기도 좋았습니다. 

  코로나19에 갇혀 지낸 지친 나날들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듯, 저 마다 좋은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늘 자연과 함께 할 순 없어도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려면 걷고 또 걸으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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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악 둘레길에 있는 해그므니소(沼)

  해그문이는 나무가 울창하고 하천 절벽이 병풍 처럼 둘러 싸여 있어 대낮에도 해를 보기 어렵다는 곳으로

  그 아래로는 넓이 20~25m, 깊이 3~5m의 검푸른 색의 소(沼)가 장관입니다.

  전날 비가 내려 많이 미끄러웠고 가파르게 올라 서는 길에서 모두들 많이 긴장하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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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악길 끝지점인 사려니 오름 방향으로 가는 길에 쭉쭉빵빵한 삼나무림을 배경으로 저마다의 인생샷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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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리목과 돌 탁자, 돌 의자가 반겨 주는 이곳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 듬고

  습도 높아 힘들었던 하루를 마무리 하러 또 다시 발길을 재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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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에코투어를 손꼽아 기다렸다가 뒤늦게라도 시작되어 너무나 행복했다는데...

  되돌아 오는 버스 안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제주도정(濟州道政)의 대면 접촉 행사 전면 취소 방침에 따라

  에코투어 또한 잠정 중단된다는 국장님 말씀에 모두들 아쉬워 했습니다.

  고민고민 했던 날씨가 좋아 선물 같은 하루였는데 이렇게 빨리 또 접게 되니

  집행부는 얼마나 속상할까 싶습니다.

  전날 내린 비로 유난히 많은 나무 뿌리와 바위, 낙엽 밟는 것 조차 미끄러워 고생 많으셨을텐데

  모쪼록 변함없이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다시 뵙는 그날까지 모두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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